축구에서 좋은 패스는 왜 성공한 패스와 다를까?|20년 넘게 축구를 보며 알게 된 패스의 의미

처음에는 패스 성공률이 높은 선수가 좋은 선수인 줄 알았다

축구를 처음 좋아했을 때는 선수의 기록을 볼 때 패스 성공률을 꽤 중요하게 생각했다.

10번 패스해서 9번 성공한 선수.

10번 중 7번 성공한 선수.

당연히 9번 성공한 선수가 더 좋은 패스를 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나뿐만 아니라 축구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공을 동료에게 정확하게 전달했으니 성공한 패스이고, 성공률이 높다는 것은 패스를 잘한다는 뜻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축구를 오래 보다 보니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

어느 날 같은 팀의 두 미드필더를 비교해서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한 선수는 패스 성공률이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경기를 보고 난 뒤 기억에 남는 선수는 다른 한 명이었다.

그 선수는 패스를 몇 번 놓치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공격이 그 선수를 거치면 앞으로 전진했다.

상대 수비 사이로 공을 넣기도 했고, 반대편으로 한 번에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성공한 패스와 좋은 패스는 같은 말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지금도 축구를 볼 때 내가 패스를 보는 기준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성공한 패스와 좋은 패스는 무엇이 다를까?

먼저 아주 간단하게 구분해보자.

성공한 패스는 공이 의도한 동료에게 전달된 패스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좋은 패스는 단순히 동료에게 공을 전달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패스가 팀에게 어떤 이득을 만들어냈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수비수가 옆에 있는 동료에게 짧게 패스했다고 생각해보자.

공은 정확하게 도착했다.

당연히 성공한 패스다.

그런데 상대가 전혀 압박하지 않는 상황에서 같은 위치로 공을 다시 돌려놓았다면 공격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상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으로 정확한 패스를 넣어서 공격수가 전방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패스 하나로 우리 팀의 공격 위치가 바뀐다.

나는 이런 패스가 진짜 좋은 패스라고 생각한다.


– 축구에서 패스가 만들어내는 공간과 공격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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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LT: 상대 수비 사이로 전진 패스를 시도하는 축구 선수


좋은 패스의 첫 번째 조건은 ‘방향’이다

패스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면 좋은 것은 공이 어디로 이동했는가다.

옆으로 이동했는가?

뒤로 이동했는가?

아니면 앞으로 이동했는가?

물론 뒤로 하는 패스가 나쁜 것은 절대 아니다.

상대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뒤로 공을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뒤로 공을 돌린 뒤 우리 팀이 다시 공격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좋은 패스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계속해서 공이 옆과 뒤로만 움직인다면 상대 수비는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요즘 축구를 볼 때 패스의 성공 여부보다 공이 우리 팀을 어디까지 이동시켰는지를 본다.

패스 한 번으로 10m를 전진했는지,

상대 수비라인을 통과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공의 위치만 바뀌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타이밍’이다

아무리 정확한 패스라도 타이밍이 늦으면 좋은 패스가 되기 어렵다.

공격수가 수비 뒷공간으로 뛰어가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미드필더가 그 움직임을 보고 정확하게 공을 보내면 공격수가 좋은 위치에서 공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패스를 보내야 할 순간보다 2~3초 늦게 공을 보냈다면 어떻게 될까?

수비수가 이미 돌아서서 공간을 막을 수 있다.

패스 자체는 정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대로 조금 강한 패스였더라도 공격수가 움직이는 순간 정확하게 전달된다면 훨씬 위협적인 공격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축구에서 패스는 정확도뿐 아니라 타이밍도 중요하다.

이것은 경기장에서 직접 뛰어보지 않더라도 TV를 보면서 충분히 관찰할 수 있다.

공을 가진 선수보다 공을 받으려고 움직이는 선수를 먼저 봐보면 된다.


세 번째 조건은 ‘받는 선수의 다음 행동’이다

이 부분이 내가 축구를 보면서 특히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 부분이다.

패스를 평가할 때 공을 주는 선수만 보면 안 된다.

공을 받은 선수가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봐야 한다.

공을 받은 뒤 바로 앞으로 돌아설 수 있는가?

상대 선수를 한 명 제칠 수 있는가?

다음 선수에게 전진 패스를 할 수 있는가?

아니면 공을 받자마자 상대의 압박 때문에 다시 뒤로 돌려줘야 하는가?

같은 성공한 패스라도 결과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비수가 미드필더에게 공을 줬는데 상대 선수가 바로 뒤에서 압박하고 있다면 미드필더는 공을 받는 순간 다시 뒤로 돌려줘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상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넣으면 그 선수는 전방을 바라보고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

둘 다 패스 성공이다.

하지만 공을 받은 선수의 선택지가 얼마나 많아졌느냐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 패스를 받기 전 움직임도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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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LT: 상대 압박을 확인하면서 패스를 받을 준비를 하는 축구 선수


네 번째 조건은 ‘상대 수비를 움직였는가’다

좋은 패스는 공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상대 선수까지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이게 축구를 오래 볼수록 재미있어지는 부분이다.

우리 팀 선수가 오른쪽에서 공을 잡았다고 해보자.

상대 수비수가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그 순간 중앙에 공간이 생긴다.

공을 가지고 있던 선수가 중앙으로 빠르게 패스를 보내면 상대 수비의 움직임을 이용할 수 있다.

반대로 처음부터 중앙으로 패스를 보내지 않고 오른쪽에서 상대를 끌어낸 뒤 반대쪽으로 공을 보내는 방법도 있다.

이런 패스는 단순히 “공을 잘 전달했다”라고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상대의 움직임을 이용해서 공간을 만들어낸 패스이기 때문이다.


패스는 공을 보내는 기술이 아니라 공간을 만드는 기술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패스를 생각하면 발로 공을 정확하게 차는 기술부터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좋은 패스는 때로는 공을 받는 사람에게 공간을 선물하는 행동이다.

공을 받는 선수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앞쪽으로 패스를 보내기도 하고,

상대 수비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반대 방향으로 공을 돌리기도 한다.

때로는 공격수가 움직이는 방향보다 약간 앞쪽으로 공을 보내기도 한다.

공격수는 공을 받기 위해 앞으로 움직이고,

수비수는 그 움직임을 따라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공간이 생긴다.

축구에서는 이렇게 한 번의 패스가 다음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나는 이제 패스를 볼 때 “누구에게 갔는가?”보다 “그 패스 때문에 무엇이 달라졌는가?”를 생각한다.


패스 성공률이 높은 선수가 무조건 좋은 패서일까?

그렇다고 패스 성공률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패스 성공률은 선수가 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하는지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특히 후방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선수에게 안정적인 패스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숫자 하나만 가지고 선수의 패스 능력을 모두 판단하기는 어렵다.

수비수에게 가까운 동료에게만 짧게 패스한다면 성공률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전진 패스를 계속 시도하는 선수는 실패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두 선수의 패스 성공률만 보고 어느 선수가 더 좋은 패스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어떤 종류의 패스를 얼마나 시도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안전한 패스와 위험한 패스는 모두 필요하다

축구에서는 모든 패스를 앞으로만 보낼 수 없다.

때로는 안전하게 뒤로 패스해야 한다.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면 무리하게 전진 패스를 시도하는 것보다 공을 뒤로 돌려 압박을 벗어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반대로 상대 수비가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순간에는 위험을 감수하고 전진 패스를 시도해야 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황에 맞는 판단이다.

좋은 패서는 무조건 공격적인 패스만 하는 선수가 아니다.

안전하게 해야 할 때와 과감하게 해야 할 때를 구분하는 선수다.


–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패스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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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LT: 상대 압박 속에서 패스 방향을 판단하는 축구 선수


내가 요즘 패스를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

예전에는 공을 가진 선수만 바라봤다.

하지만 지금은 공을 받으려는 선수부터 찾아볼 때가 많다.

특히 미드필더가 공을 잡기 직전 주변을 살펴보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다.

고개를 한 번 돌린다.

뒤를 확인한다.

상대 선수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공을 받는 순간 이미 다음 패스를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

이런 장면은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골이나 어시스트처럼 눈에 띄는 장면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다 보면 이런 작은 움직임이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요즘은 축구를 볼 때 공만 따라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공을 받기 전 선수의 움직임을 보면 패스의 의미가 훨씬 잘 보이기 때문이다.


직접 경기에서 좋은 패스를 찾아보는 방법

다음에 축구 경기를 볼 때 간단한 방법으로 한번 관찰해보자.

1. 패스를 하는 선수보다 받는 선수를 먼저 본다

받는 선수가 어디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한다.

2. 패스 직후 상대 수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본다

수비수가 따라갔는지, 중앙으로 이동했는지 확인한다.

3. 공을 받은 선수가 앞으로 볼 수 있는지 본다

전방을 바라볼 수 있다면 공격 전개에 유리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4. 패스 하나로 몇 명의 수비를 지나갔는지 본다

한 번의 패스로 상대 선수 여러 명의 압박을 벗어날 수도 있다.

5. 패스 이후 다음 움직임을 본다

진짜 좋은 패스는 패스가 끝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패스를 받은 선수의 다음 행동과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까지 이어진다.


좋은 패스는 기록에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축구를 보다 보면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하지만 그 골이 나오기 전 세 번의 패스가 더 중요했을 수도 있다.

수비수에서 미드필더로 연결된 패스,

미드필더에서 측면으로 방향을 바꾼 패스,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온 패스.

마지막 어시스트만 기록에 남지만 그 전 과정이 없었다면 골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축구를 오래 볼수록 기록만으로 경기를 평가하기 어려워진다.

때로는 기록에 남지 않은 패스 하나가 공격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패스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상황 판단이다

좋은 패스에는 정확성도 필요하다.

타이밍도 필요하다.

방향도 필요하다.

받는 선수의 움직임도 고려해야 한다.

상대 수비의 위치도 봐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좋은 패서를 단순히 “발기술이 좋은 선수”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좋은 패서는 경기장을 넓게 보고,

동료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상대 수비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하며,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곳으로 공을 보낸다.

결국 패스는 발로 하는 기술이면서 동시에 머리로 하는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20년 넘게 축구를 보면서 패스를 보는 기준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패스가 정확하게 도착하면 좋은 패스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나는 패스가 성공했는지보다 그 패스 때문에 경기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려고 한다.

공격수가 더 좋은 위치로 이동했는가?

상대 수비가 뒤로 물러났는가?

우리 팀이 상대 진영으로 전진했는가?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졌는가?

다음 선수가 더 편하게 공을 받을 수 있게 되었는가?

이런 질문을 하다 보면 평범해 보였던 패스 하나가 상당히 특별하게 보일 때가 있다.

그리고 이런 장면을 발견하는 재미 때문에 축구를 계속 보게 되는 것 같다.


마무리|좋은 패스는 성공한 패스보다 한 단계 더 많은 것을 만든다

축구에서 성공한 패스는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성공한 패스가 똑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패스는 단순히 공을 동료에게 전달한다.

어떤 패스는 상대의 압박을 벗어난다.

어떤 패스는 수비라인을 무너뜨린다.

어떤 패스는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그리고 어떤 패스는 결국 골로 이어지는 공격의 시작점이 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축구 경기를 볼 때 패스 성공률만 보고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다.

그 패스가 어디로 갔는지, 왜 그 순간에 나왔는지, 그리고 패스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본다.

축구를 처음 볼 때는 골이 가장 재미있었다.

조금 지나서는 드리블과 슈팅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오랫동안 축구를 보다 보니 이제는 골이 나오기 전의 패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것이 축구를 오래 볼수록 경기가 다르게 보이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공 하나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움직이고, 공간이 변하고, 상대의 수비가 흔들린다.

그 시작에 작은 패스 하나가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다음에 축구 경기를 볼 때는 패스 하나를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이 패스는 성공했는가?”

그리고 한 번 더.

“이 패스 때문에 무엇이 달라졌는가?”

아마 평소에는 보이지 않았던 축구의 또 다른 재미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패스 성공률이 높으면 좋은 선수인가요?

패스 성공률은 중요한 지표지만 그것만으로 선수의 패스 능력을 모두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패스의 방향, 전진성, 난이도, 경기 상황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패스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가요?

정확성뿐 아니라 타이밍과 방향, 받는 선수의 위치, 상대 수비 상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패스 이후 팀에 어떤 이득이 생겼는지가 중요합니다.

뒤로 하는 패스는 나쁜 패스인가요?

아닙니다. 상대의 압박을 피하거나 공격 방향을 바꾸기 위해 뒤로 패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술적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전진 패스가 항상 좋은 패스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전진 패스라도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고 팀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면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기 상황에 맞는 판단입니다.

축구 경기를 볼 때 패스를 어떻게 관찰하면 좋을까요?

공을 가진 선수뿐 아니라 공을 받으려는 선수의 움직임을 함께 보세요. 패스 직후 상대 수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까지 보면 패스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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