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팀은 왜 공을 빼앗긴 직후가 다를까?
축구를 처음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골이었다.
골이 터지면 기뻤고, 멋진 드리블이 나오면 감탄했고, 골키퍼가 슈퍼세이브를 하면 그 장면을 다시 봤다.
패스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저 선수 패스 정말 잘하네.”
“저렇게 정확하게 패스를 할 수 있구나.”
그런데 축구를 10년, 15년, 그리고 20년 넘게 보다 보니 이상하게도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공을 빼앗긴 바로 그 순간이었다.!
공격하던 팀이 패스를 놓친다.
상대에게 공을 빼앗긴다.
그러면 대부분의 시선은 공을 가지고 달려가는 상대 선수에게 향한다.
나 역시 예전에는 그랬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공을 가진 선수보다 공을 잃어버린 우리 팀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좋은 팀은 공을 빼앗긴 뒤에도 선수들이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공을 잃은 직후 가장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공을 빼앗긴 직후 압박을 시작하는 축구 선수들
사진 ALT: 공을 빼앗긴 직후 상대 선수를 압박하는 축구 선수들
예전에는 공을 빼앗기면 ‘수비하러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다.
우리 팀이 공을 가지고 있으면 공격이고, 공을 빼앗기면 수비다.
그러니까 공을 잃는 순간 선수들이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축구를 오래 보다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좋은 팀들은 공을 빼앗겼을 때 무조건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에 있던 선수들이 공을 빼앗은 상대 선수에게 빠르게 접근했다.
한 명이 달려가고,
다른 한 명은 패스 길을 막고,
또 다른 선수는 뒤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제한했다.
처음에는 이게 단순히 “열심히 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술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이것이 공을 잃은 직후 다시 공을 되찾기 위한 압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흔히 축구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즉시 압박 또는 카운터프레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말은 어렵지만 내가 경기를 볼 때 느끼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공을 빼앗겼다고 해서 공격이 끝난 것은 아니다.”
공을 잃은 순간은 오히려 상대가 불안한 순간이다
이 부분이 정말 재미있다.
우리가 공을 빼앗겼다면 당연히 상대가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상대 입장에서는 공을 빼앗은 직후가 오히려 가장 위험할 수도 있다.
왜 그럴까?
공을 빼앗기기 전까지 상대 선수들은 공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팀의 선수들도 공격을 위해 앞으로 이동해 있다.
공격에 참여하기 위해 수비 위치를 벗어난 선수도 있을 수 있다.
그 순간 공의 소유권이 바뀐다.
상대는 공격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그런데 공 주변에 우리 선수들이 많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상대가 공격을 시작하기도 전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좋은 팀은 공을 빼앗긴 순간을 단순한 위기로 생각하지 않고 공을 다시 가져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좋은 팀은 공 주변의 선수가 바로 움직인다
축구를 볼 때 이 장면을 한번 유심히 보면 재미있다.
우리 팀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에게 공을 빼앗겼다고 해보자.
공격수 한 명이 공을 잃었다.
그런데 그 주변에 있던 미드필더가 바로 달려간다.
그다음 선수는 상대의 패스 길을 막는다.
또 다른 선수는 뒤에서 혹시 모를 침투를 대비한다.
이렇게 되면 공을 가진 상대 선수는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앞으로 가려고 해도 압박이 들어온다.
옆으로 패스하려 해도 패스 길이 막힌다.
뒤로 돌아가려고 해도 이미 다른 선수가 접근하고 있다.
결국 상대는 어렵게 얻은 공을 다시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이런 장면을 보고 있으면 한 번의 태클보다 여러 명의 움직임이 더 중요할 때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 공을 잃은 뒤 주변 선수들이 동시에 압박하는 장면
사진 ALT: 공을 잃은 뒤 여러 선수가 동시에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 경기
그렇다고 무조건 달려들면 좋은 압박일까?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공을 빼앗겼다고 해서 선수들이 무조건 공을 향해 달려가면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것이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한 선수가 무작정 달려가고 다른 선수들이 따라가지 못하면 뒤쪽에 공간이 생길 수 있다.
상대가 첫 번째 압박을 한 번만 벗겨내면 오히려 우리 팀의 수비가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서 좋은 압박에는 협력과 거리가 중요하다.
첫 번째 선수가 상대의 진행 방향을 제한하고,
두 번째 선수는 패스할 공간을 막고,
뒤에 있는 선수들은 상대가 빠져나갈 경우를 대비한다.
즉, 단순히 많이 뛰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을 알고 나서부터 축구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선수 한 명이 열심히 뛰면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선수가 어디로 상대를 몰아가고 있는지를 보게 된다.
공을 잃은 뒤 5초가 중요한 이유
축구에서는 공을 빼앗긴 직후의 짧은 시간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정확히 몇 초라고 모든 상황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을 잃은 직후 상대가 아직 공격 형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순간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상대도 공을 빼앗은 순간 바로 공격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 팀이 빠르게 압박하면 상대의 공격 전환을 막을 수 있다.
반대로 압박이 늦어지면 상대는 고개를 들고 주변을 확인할 시간이 생긴다.
그리고 패스할 곳을 찾는다.
그때부터 상황이 달라진다.
상대가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다시 수비 형태를 갖춰야 한다.
그래서 좋은 팀일수록 공을 잃은 직후의 반응 속도가 중요하다.
내가 경기를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장면 중 하나
요즘 나는 경기에서 골이 터진 직후보다 오히려 공을 빼앗기는 순간을 유심히 볼 때가 있다.
공격수가 패스를 잘못해서 공을 잃는다.
그러면 나는 상대 공격보다 먼저 우리 팀의 주변 선수들을 본다.
누가 가장 먼저 움직이는지,
누가 상대에게 접근하는지,
누가 패스 길을 막는지,
그리고 뒤에 있는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본다.
여기서 팀의 성격이 꽤 잘 드러난다.
선수들이 동시에 움직이면 팀이 상당히 조직적으로 보인다.
반대로 한 선수만 달려가고 나머지는 뒤늦게 따라가면 압박이 쉽게 무너진다.
20년 넘게 축구를 보다 보니 이상하게도 이런 작은 장면에서 팀의 수준이 느껴질 때가 많았다.
강한 팀은 공격과 수비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공격과 수비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생각했다.
공격할 때는 공격수,
수비할 때는 수비수.
하지만 축구를 오래 볼수록 이 구분이 조금씩 흐려졌다.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를 압박하는 순간부터 이미 수비가 시작된다.
미드필더가 패스 길을 막는 것도 수비다.
수비수가 앞으로 올라가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것도 팀 전체의 움직임과 연결된다.
특히 공을 잃은 직후에는 이것이 더 분명하게 보인다.
공격하던 선수들이 곧바로 수비의 첫 번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팀은 공격할 때와 수비할 때가 완전히 끊어져 있지 않다.
공격에서 수비로 넘어가는 순간까지 하나의 과정처럼 연결되어 있다.
– 공격에서 수비로 빠르게 전환하는 축구팀
사진 ALT: 공격에서 수비로 빠르게 전환하는 축구 선수들의 움직임
반대로 어려운 팀은 공을 잃은 뒤 움직임이 늦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팀을 보면 공을 빼앗긴 뒤 선수들의 움직임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
공을 잃은 선수는 손을 들며 아쉬워한다.
다른 선수는 뒤로 달려간다.
또 다른 선수는 상대를 따라가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상대는 공을 전방으로 보낸다.
이때 한 가지 문제가 생긴다.
선수들의 움직임에 목적이 없어진다.
누가 압박해야 하는지,
누가 공간을 막아야 하는지,
누가 뒤를 커버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상대는 쉽게 압박을 벗어날 수 있다.
결국 우리 팀은 빠르게 수비로 돌아가야 한다.
이런 장면을 반복해서 보면 선수 개인의 실수보다 팀 전체의 전환 속도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좋은 팀은 ‘실수 후의 반응’도 다르다
축구에서 실수하지 않는 선수는 거의 없다.
패스를 잘못할 수도 있고,
드리블을 실패할 수도 있고,
공을 빼앗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실수를 한 뒤 멈춰버리는지,
아니면 바로 다음 움직임을 시작하는지.
좋은 팀은 실수가 발생했을 때 주변 선수들이 함께 움직인다.
실수한 선수도 다시 압박에 참여한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실수 이후의 반응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선수도 경기 중 실수를 한다.
하지만 강한 팀은 그 실수를 팀 전체가 보완할 수 있다.
공을 빼앗긴 순간을 보면 선수들의 생각이 보인다
축구는 말없이 움직이는 스포츠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서로 대화를 많이 하기는 하지만, 모든 상황을 말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래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 어느 정도 그들의 판단을 볼 수 있다.
공을 잃은 순간 앞으로 달려가는 선수는 압박을 선택한 것이다.
뒤로 움직이는 선수는 공간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패스 길을 막는 선수는 상대의 선택지를 줄이려는 것이다.
이것들이 동시에 이루어지면 상당히 좋은 팀처럼 보인다.
나는 이 부분이 축구를 오래 볼수록 재미있어지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공 하나만 따라가던 시선이 점점 공 주변의 선수들에게 넓어지기 때문이다.
다음 축구 경기에서 한번 이렇게 봐보자
다음에 축구 경기를 볼 때 골이나 슈팅만 보지 말고 딱 한 장면을 집중해서 보면 좋겠다.
우리 팀이 공을 빼앗기는 순간이다.
그리고 다음 다섯 가지를 확인해보자.
1. 공을 잃은 선수가 바로 움직이는가?
실수했다고 멈추는지 바로 압박하는지 확인해보자.
2. 주변 선수들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공을 향해 달려가는지, 패스 길을 막는지 살펴보자.
3. 상대가 전진할 공간이 있는가?
공을 빼앗은 상대가 앞으로 쉽게 달려갈 수 있다면 압박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
4. 뒤에 있는 선수들은 무엇을 하는가?
앞에서 압박하는 선수만큼 뒤에서 공간을 지키는 선수도 중요하다.
5. 공을 다시 빼앗았는가?
압박의 최종 목적은 단순히 뛰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공격을 늦추거나 공을 다시 가져오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보기 시작하면 경기의 새로운 모습이 보일 것이다.
마무리|좋은 팀은 공을 빼앗긴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다
20년 넘게 축구를 보면서 나도 축구를 보는 방법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골을 넣는 순간이 가장 중요했다.
그다음에는 멋진 패스와 드리블을 봤다.
그리고 선수들의 움직임과 공간을 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공을 빼앗긴 직후도 상당히 중요하게 본다.
왜냐하면 그 짧은 순간에 팀의 조직력과 선수들의 판단이 그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좋은 팀은 공을 잃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순간부터 다시 움직인다.
공을 빼앗은 상대에게 압박을 가하고,
패스 길을 막고,
뒤쪽 공간을 보호하면서,
가능하다면 다시 공을 가져온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 즉시 압박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경기 상황과 선수들의 위치, 체력,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뒤로 물러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공을 잃은 순간에도 팀 전체가 다음 행동을 알고 있느냐는 것이다.
나는 축구를 오래 볼수록 이런 장면이 더 재미있어진다.
화려한 골은 누구나 기억한다.
하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작은 움직임은 골 장면 뒤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공을 빼앗긴 직후의 몇 초다.
어쩌면 좋은 팀과 평범한 팀의 차이는 공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
공을 잃어버렸을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나는지도 모르겠다.
다음 경기에서는 한번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우리 팀이 공을 빼앗겼을 때 선수들은 과연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순간을 보고 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축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축구에서 공을 빼앗긴 직후 압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대가 공을 빼앗은 직후에는 아직 공격 형태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압박하면 상대의 공격 전환을 늦추거나 공을 다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카운터프레싱이란 무엇인가요?
카운터프레싱은 공격 중 공을 잃었을 때 즉시 상대를 압박해 공을 다시 되찾거나 상대의 공격 전환을 막으려는 전술적 움직임을 말합니다.
공을 잃으면 항상 바로 압박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선수들의 위치와 체력, 상대의 움직임, 경기 상황에 따라 빠르게 압박하는 것보다 수비 형태를 갖추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공을 빼앗긴 선수도 바로 수비해야 하나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공을 잃은 선수가 가장 먼저 압박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통해 상대의 전진을 늦추고 주변 동료들이 수비 위치를 잡을 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공을 빼앗긴 직후의 움직임을 보면 무엇을 알 수 있나요?
팀의 압박 방식, 선수 간 거리, 전환 속도, 공간을 보호하는 방법 등 팀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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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썼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 글로 인해 누군가는 축구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 보실분은 댓글로 남겨 주세요
맞아요. 제가 봐도 경기에서 한 골을 얻고 나서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걸 자주 느꼈어요.